본인의 성장과정을 간략히 기술하되 현재의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건, 인물 등을 포함하여 기술하시기 바랍니다. (※작품속 가상인물도 가능) (1500자 이내)

자유로운 생각을 가지신 부모님 덕분에 어렸을 때 많은 경험을 하였습니다. 남자아이였지만 로봇 장난감뿐만 아니라, 미미공주인형, 보드게임 등 온갖 장난감들을 접하면서 창의성을 키웠습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누나를 따라 4살 때부터 미술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초중고등학교 시절 각종 미술대회, 포스터, 표어 제작 대회 등 가리지 않고 참가했습니다. 14살 때 포토샵을 처음 접하고 나서 제 얼굴 사진을 보정하며 미의 기준이 무엇인가 라는 고뇌에 빠져보기도 하고 이렇게 엉뚱하게 쌓아오던 편집 툴 실력을 고등학교 3학년 때 학교 0000 패션쇼를 주최하면서 많이 활용했습니다. 쇼 홍보 포스터 제작과 총체적인 쇼 디렉팅을 담당했습니다. 쇼에 선보일 의상 제작, 모델, 런웨이 음악 선정, 모델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 디렉팅을 하면서 하나의 쇼를 기획하는 것에 대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친구들과 쇼를 함께 기획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가치관을 공유하고 이견을 조율해 가는 과정이 너무 보람 있고 저를 성장시킨 경험이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인정받아 학기말 미술 전시회 홍보용 포스터, 대형 현수막, 책자 디자인을 모두 담당하게 되면서 다시 한 번 창조적인 일에 대한 열정을 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열정을 이어가기 위해 대학에서 패션 공부를 하면서 저에게 가장 큰 정신적 지주이자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던 분은 브랜드 꼼데가르송 레이 가와쿠보 선생님입니다. 꼼데가르송의 수장 가와쿠보의 브랜드는 보통 플레이 라인의 하트 로고로 유명하지만 저는 그녀의 96년도 Body Meets Dress, Dress Meets Body 컬렉션을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고 꼼데가르송 마니아로 입문했습니다. 여성복은 보통 굴곡진 신체를 돋보이게 하는 등 여성미를 강조하는 디자인이 대부분인데 가와쿠보는 혹같이 생긴 거대한 패드가 달린 드레스를 만들었고 여성의 가슴이나 엉덩이를 강조하는 전통적인 디자인 대신 등이라든지 배에 부착된 디자인을 통해 여성성의 재정립을 실현했습니다. 저는 이런 반골 정신 및 실험 정신에 큰 영향을 받았고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생각과 의문과 호기심을 갖게 해준 결정적인 작품입니다. 이후 그녀의 수많은 다른 작품을 보며 매번 패션이 무엇인지 옷이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의문을 던지게 되었고 옷에 대한 고정관념들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통과 관념에 물음표를 뻔뻔하게 던지는 가와쿠보 선생님, 그런 그녀의 순수함에 끊임없이 놀라며 그녀의 나이가 저희 할머니 연세와 비슷하다는 것에 대해 2번 놀랐습니다. 그녀만의 철학과 비전을 중심으로 단순히 옷을 파는 것이 아닌 디자이너 및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브랜드를 총지휘하며 자신만의 메시지를 옷으로 풀어내는 배짱 속 저 자신을 발견했기에 아트 디렉팅에 지원했습니다. 가와쿠보 선생님처럼 끊임없는 창조 정신을 본받아 제일기획의 역사에 있어 남다른 성장에 이바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