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해마다 두 번씩 마을의 수호신인 소나무를 향해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위해 온 마을의 주민들이 모여 제를 올리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 제사를 지내는 풍습은 사라지고 마을을 지켜 주던 소나무도 시의 보호수로 지정되어 수호신으로서의 의미는 퇴색되었지만, 제게는 여전히 저와 제 가족들, 그리고 마을을 지켜 주는 수호신으로 남아 있습니다. 유난히 유교적인 풍습이 많이 남아 있던 마을에서 자란 저는, 새해 아침이 되면 아버지를 따라 마을의 어른들께 세배를 드리고 덕담을 듣곤 했습니다. 온 마을 사람들이 한 가족처럼 지냈던 어린 시절 덕분에, 저는 언제 어디서나 예의 바르고 어른에 대한 공경심이 좋다는 칭찬을 받았습니다. 물 맑고 공기 좋은 ○○도에서 태어나 산과 바다를 벗삼아 대자연의 힘과 신비를 느끼며 자란 저에게, 그리 풍족하지는 않지만 평생을 노력하시며 사신 부모님께서는 인내와 성실의 결실이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를 일깨워 주셨습니다. 농사일과 사진관 일을 병행하시며 언제나 자식들에게 귀감을 보여 주시는 아버지와 힘든 농사일을 마다하지 않으시며 평생을 가족을 위해 희생하신 어머니는 제가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분들이며, 이제는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형과 세 누나들 모두 제겐 너무나 소중한 가족들입니다.